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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포트]해외진출은 기술보다 마케팅 - 전자신문 칼럼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6. 13. 16:28
[글로벌리포트]해외진출은 기술보다 마케팅 - 전자신문 칼럼


훌륭한 기술인데도 시장개척을 못 하고 열심히 ‘광’만 내고 있는가 하면, 어떤 회사는 순식간에 뚝딱 엇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제대로 된 임자를 찾아 대박을 이루는 일을 많이 본다. 같은 기술인데도 대외적으로 어떻게 포지셔닝을 하고 어떻게 설명하는지에 따라 소비자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인다. 사람들은 이를 운이라고 하지만, 나는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마케팅’이라고 본다.

 기술자를 중심으로 시작한 국내 벤처는 제품 판매 가격을 산정할 때에 향후 마케팅 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인력 비용, 개발 비용, 제조비용, 유통 이윤 등만 고려해 원가를 산정하고 여기에 20∼30% 이익을 얹어서 팔면 되는 것 아니냐 하는 ‘밑으로부터의 영업 전략(Bottom-Up)’을 세우는 것이다. 이른바 주먹구구식 가격 정책과 영업 전략인 셈이다.

 셈을 하더라도 밑에서부터 올라가는 식은 안 된다. 진정한 영업은 그 가치를 시장에서 얼만큼 받을 수 있는지를 파악한 후 위에서부터 내려와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서 판매 중인 기존 시장가격과 이윤 체계보다 조금만 더 나으면 괜찮고 안정적인 전략이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면 이미 레드오션에 뛰어드는 또 하나의 업체가 될 뿐이다.

자기 브랜드를 만들고 싶고 해외에 진출해 더 많이 팔고 싶은 국내 벤처들이 직면하는 큰 문제는 바로 마케팅 비용의 조달이다.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첫 바퀴를 굴리는 것은 자체든 외부든 어느 정도 감당한다. 하지만 얼마 안 가서 조급함이 생기고 지속적인 마케팅 비용을 대 줄 수가 없는 상태에 도달하게 되면, 상황은 180도 변한다.

 바로 사업을 포기하거나 판매가를 깎아서 그야말로 원가만이라도 건지기 위해 영업 행위라고 볼 수도 없는 일을 벌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한국에서 어떻게 만든 제품이고 어떻게 벌어서 모은 종자돈인데 그냥 이렇게 해외 진출한다고 와서 허무하게 ‘땡처리’를 하는 것인지 안타깝다.

 신기술 또는 신선한 디자인으로 무장한 제품을 소비자 또는 타깃 기업고객에 팔기 위해서는 우선 제품의 필요성 및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만한 논리와 시범 사례를 준비해야 한다. 제품의 가격을 단순히 주변 시세로부터 비교해서 설정하면 안 된다.

 신제품이 과연 얼마만큼 고객의 문제점을 해결하거나 가치를 창출하는 데 도움을 주는지를 철저히 고객과의 경험으로 파악해 그 최대치로 가격을 세팅해야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이 물건이 팔릴 때마다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마케팅의 첫걸음은 ‘스토리’를 만들어 홍보 담당자를 통해 알리는 것이다. 이런 회사에 이러저러한 사람들이 모여 괜찮은 제품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단순히 보도자료를 여기저기 돌려서 되는 일은 아니다. 전문가를 고용하거나 아웃소싱해서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전술을 펼쳐야 한다. 웹사이트 구축에도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소문을 들은 잠재 고객들이 편안하게 필요한 정보를 구해 볼 수 있도록 웹·전화·e메일·온라인상담 등 필요한 방법을 제공해줘야 한다. 사용 고객들의 만족과 호평이 절대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데 밑거름이 되는 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지속적으로 언론에 개발 제품을 노출하고 회사의 관심을 환기시켜야 한다.

 한국 벤처 중 마케팅 부서 없이 개발팀과 영업팀이 한 조가 돼 시장을 개척하는 경우도 많다. 이것은 틀렸다. 영업은 3개월 내 주문을 받을 수 있는 일에 전력하고 그 외에는 마케팅에서 큰 그림을 보고 인력과 시간을 투자하는 분업이 있어야 한다.

 마케팅은 파워포인트만 다루는 불필요한 ‘오버헤드’로 인식되는 것이 한국의 현실인 듯하다. 하지만 제품의 가격을 높게 유지시켜주고 영업의 씨앗(sales leads)을 창출하는 일은 마케팅에서 예산을 갖고 꾸준히 투자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꾸준한 홍보 활동과 수많은 온라인 마케팅도구와 광고, 블로그 등을 활용해 회사의 이름과 제품을 알린다면 높은 가격을 받으면서 중국·대만산 제품의 ‘가격 공세’에서 한결 자유로워질 것이다.

 아울러 더 많은 입소문(noise)을 일으키며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창출된다. 자, 당신의 회사는 어떻게 가격을 결정했고, 몇 명의 마케팅 요원을 보유하고 있는가.

 송영길 young@ncomputing.com,

 *필자는 현재 버추얼컴퓨팅 장치를 개발하는 벤처회사인 엔컴퓨팅의 창업자이자 사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실리콘밸리 K그룹의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