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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기획국/초록이의 오아시스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4. 30. 14:45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사랑합니다."
어쩌면 현재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겐 와닿지 않을 수도 있는 이글....
어느 탈북자의 수기입니다. 만약 내가 그런 상황이라면....
자식을 위해 그럴 수가 있을까요?? 자식을 누군가에게 함부로 보내는 것이 무정해 보일수도 있지만,
지금 그 상황보다 못하진 않으리라는 생각이 있어야만 가능했을텐데요...

그 사무친 가난함에 대한 설움이 눈앞에 선하게 보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김은주




내 주머니에는 백 원이 들어 있었다.

‘ 이 돈이 그때도 있었더라면

그들을 그렇게 보내지 않았을 텐데...

‘시장에 나올 때마다 굶어죽은 아내와

딸 생각이 더욱더 간절해 졌다.




시장 한 복판, 사람들이 빼곡히 둘러서서

무언가를 구경하고 있었다.

인파를 뚫고 들어가 보니 6살쯤 보이는 처녀애가 앉아 있고

초췌한 여인이 옆에 서 있었다.

그녀의 목에 걸려있는 종이를 보고 나는 궂어 지고 말았다.

 “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저년이 완전 미쳤구먼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들어도 자식을 어떻게 팔아 ?“

 “이 쌍년아 아이를 팔겠으면 제대로 팔아라.

  개도 삼천 원인데 딸이 개 값도 안 되냐!“

 “백 원으로 부자 되겠나 미친년아!”

여인은 벙어리인지 아무 말이 없었다.




 아이가 갑자기 머리를 들며

또릿또릿한 음성으로 소리 쳤다.

 “우리엄마 욕하지 마세요.

울 엄마 지금 암에 걸려서 죽으려고 해요.”

비명처럼 들리는 아이의 그 소리는

사람들의 심장을 찌르는 창 같았다.




 “엄마도 살고, 애도 살면 얼마나 좋을까”

친척 중에 기를 사람이 없나?“

 “에구 저거 불쌍해서 어쩌노”

비난의 목소리들은 동정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다 같이 먹고 살리 힘든 처지에

선뜻 나서서 데려가겠다는 사람은 없었다.




 “비켜! 비켜!”

날카로운 목소리와 함께 안전원이 나타났다.

 “이년이 미쳤어!

여기사 사람을 노예처럼 사고파는 썩어빠진 자본주의인줄 알어?!”

그는 목에 걸린 종이 장를 잡아채어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

웅성거리던 사람들은 안전원에게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다.

분노로 얼굴이 일그러진 안전원은 여인에게 화풀이를 했다.

 “인간중심의 사회주의에서 이런 짓은 체제모독이다.

네 새끼랑 같이 정치범 수용소에 가봐라!”




엄마가 끌려가자 아이가 울음 반 애걸 반 사정하기 시작했다.

“아저씨. 우리 엄마 아파서 그래요.

제발 놔 주세요, 엄마가자,

엄마 죽을 때 나도 같아 죽으면 되잖어.”

순간, 나는 아내와 딸의 죽음을 보는 착각과 함께

온 몸이 뜨겁게 달라 올랐다.




“이보시오. 내가 아이를 데리고 가겠소.

나에게 돈 백 원이 있소”

“ 뭐야?” 하면서 돌아보던 안전원은 내 군복을 보고 굳어졌다.

나는 아이 엄마dprp 백원을 줘어 주면서 말했다.

“이 돈으로 당신 딸을 사는 것이 아니라

당신모성애를 사는 것이니 그리 아시오”




돈을 받고 망설이던 여인은

갑자기 안파를 헤치고 사라져버렸다.

내가 마음을 바꿀까봐 이이를 버리고 도망가는 것일까.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한 나는 아이의 얼굴을 보았다.

아이도 놀란 표정이었다.

성급한 결정을 한 것 같아 순간 긴장이 되었다.




잠시 후 여인의 펑평 울면서 돌아왔다.

그녀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은

마지막으로 딸에게 줄

백 원짜리 밀가루 빵 한봉지였다.







2006년 7월 김은주